밤엔 활발, 낮엔 무기력...알고 보니 '이 질환'의 숨은 증상?
깊은 밤이 되어서야 머리가 맑아지고 집중력이 올라가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고, 낮 동안에는 피로감과 졸음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생활습관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된다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adhd, 아동기만의 장애라는 오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주로 아동기에 발병하지만, 60% 이상이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adhd는 집중력 부족, 과잉행동,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장애로, 아동기에 진단되지 못한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김윤석 원장(서울맑은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성인 adhd로 진단받기 위해서는 만 12세 이전부터 집중력의 저하, 산만함, 충동성 등이 충분히 관찰되었으며, 살면서 지속적으로 문제시되어 왔어야 한다"라며, "성인이 되어 발병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 하계의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소아 adhd와는 다른 '성인 adhd'
성인 adhd는 소아 adhd와는 다른 증상 패턴을 보인다. 소아기에는 집중력 부족, 과잉행동, 충동성이 두드러지는 반면, 성인기에는 과잉행동은 감소하고 집중력 부족과 충동성이 주요 문제가 된다. 이에 따라 소아 adhd와 성인 adhd는 진단 기준도 약간 차이가 있다.
2013년 성인 adhd를 고려하여 개정된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5판(dsm-5)'에 따르면, 아동기에는 9개의 핵심 증상 가운데 6개 이상이 있어야 진단할 수 있는 반면, 성인기에는 5개만 충족해도 진단이 가능하다.
부주의 핵심 증상 9가지
1. 종종 세부적인 면에 대해 면밀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거나, 학업, 작업 또는 다른 활동에서 부주의한 실수를 저지름
2. 종종 과제를 하거나 놀이를 할 때 지속적으로 주의 집중을 할 수 없음
3. 종종 다른 사람이 직접 말을 할 때 경청하지 않는 것처럼 보임
4. 종종 지시를 완수하지 못하고, 학업, 잡일 또는 작업장에서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함
5. 종종 과제와 활동을 체계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
6. 종종 지속적인 정신적 노력을 요구하는 과제에 참여하기를 기피하고, 싫어하거나 저항함
7. 과제나 활동에 꼭 필요한 물건들을 자주 잃어버림
8. 종종 외부 자극에 의해 쉽게 산만해짐
9. 종종 일상적인 활동을 잊어버림
과잉행동-충동성 핵심 증상 9가지
1. 종종 손발을 만지작거리며 가만두지 못하거나 의자에 앉아서도 몸을 꿈틀거림
2. 종종 앉아 있도록 요구되는 교실이나 다른 상황에서 자리를 떠남
3. 종종 부적절하게 지나치게 뛰어다니거나 기어오름
4. 종종 조용히 여가 활동에 참여하거나 놀지 못함
5. 종종 '끊임없이 활동하거나' 마치 '태엽 풀린 자동차처럼 행동함'
6. 종종 지나치게 수다스럽게 말함
7. 종종 질문이 끝나기 전에 성급하게 대답함
8. 종종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지 못함
9. 종종 다른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침해함
성인 adhd 진단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개발한 18문항의 asrs 진단도구도 활용된다. 이외에도 wurs 등 진단도구를 통해 어린 시절의 adhd 증상 유무와 심각도를 평가할 수 있다.
성인 adhd, 종종 수면 문제 동반돼
adhd 환자는 각성계의 조절 기능 이상으로 종종 수면 문제를 경험한다. 각성계의 조절장애가 충분한 각성과 깊은 수면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것.
보통 잠들기 힘들거나,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경우, 낮 동안 각성 상태를 유지하기 힘든 경우 등 세 가지 증상 중 한 가지에 속하면 수면 문제를 보고하게 되어 있는데, 이러한 증상과 함께 집중력 저하, 충동성 등이 나타난다면 adhd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adhd의 수면 문제에서 가장 흔하고 문제가 되는 것은 생체리듬의 이상이다. 생체리듬은 사람의 뇌가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여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리듬으로, adhd 환자의 경우 이 리듬이 뒤로 밀려 있는 경우가 많다.
성인 adhd,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는 질병
의학적으로 adhd는 신경발달장애에 속하는 정신과적 질환이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한경호 원장(탑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adhd는 보통 사람들과 약간 다른 뇌로 성장해서 생기는 뇌질환"이라며, "이런 이유로 약물치료가 1차 치료이며, 인지행동치료는 2차적인 치료"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치료 약물은 크게 두 종류이다. 중추신경계 자극제인 메틸페니데이트 계열의 약물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며 매우 효과적이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김강률 원장(마음튼튼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진단이 확실함에도 메틸페니데이트에 반응이 없다면 아토목세틴으로 변경, 혹은 병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토목세틴은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차단제이다.
성인 adhd, 증상 보이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adhd를 치료하지 않으면 학업, 직장 생활, 대인관계 등 삶의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인 adhd는 집중력 부족과 기억력 저하로 인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충동성으로 인해 대인관계에서 갈등을 유발하거나 알코올 남용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adhd와 관련된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히 성격적 문제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adhd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질환이다.
도움말 = 김윤석 원장(서울맑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경호 원장(탑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강률 원장(마음튼튼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